2008년도 하반기부터 우리 성당에서도 새로 나온 상장 예식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 예식서는
준비 기간 13년을 거치고 2002년도 추계 주교회의의 최종 승인을 받아 다음 해 초판이 간행되
었고 성서가 성경으로 새로 나오면서 2판이 2006년도 말에 간행되었다. 고작 책 한 권 만드는
데 무슨 시간이 그리 걸렸을까? 고개를 갸웃거릴 법하다. 그러나 ‘전례’라는 것이 교회의 전
통과 신앙, 신학과 교리, 사목과 영성의 결정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장 예식서가 태어나기까
지 걸린 13년의 시간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상장 예식서의 탄생 전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신 전 서울대교구 연령연합회 김득수 회장님
께서는 “이제 한 번 정하면 자자손손 대대로 사용하게 될 터인데 당연히 신중에 신중을 기해
야 하는 거지요.”라고 말한다.
이제부터 우리가 사용할 상장 예식서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한국 가톨릭교회가 40년 가
까이 지속해 온 토착화 작업에 큰 점을 찍는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과 이별을 대
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아름다운 풍습과 심성을 가톨릭교회의 장례 예식 안에 담아낸 공식 전례
서이며 특히 이백여 년의 긴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연도”를 통합하고 수정, 보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1989년도에 구성된 한국 가톨릭 상장례 토착화 특별 위원회에서는 신학자와 전례학자, 역사학
자를 비롯해 불교, 유학, 무속을 망라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가톨릭교회의 장례 예식
속에 우리 민족 고유의 종교 심성을 담아내기 위한 고민을 거듭했다. 토착화를 주도하였고 상장
예식서 출간의 산파 역할을 하신 전 주교회의 사무총장과 전례위원회 총무를 겸하셨던 김종수
신부님께서는 “토착화에 있어 아무리 전통이 강조된다 해도 그것이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을 상
실하면서까지 다른 것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전례서인 만
큼,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자들이 죽음을 다루는 이 예식을 통해 파스카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
어야 한다는 점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상장 예식서의 탄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있다. 전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김득수 회장님이다. 십사오년 동안 녹음기를 들고 전국 각지의 성당과 공소, 교우촌을 돌아다니며 전통 연도의 맥을 찾기 위해 애를 써왔다. 김회장님의 그런 오랜 노력은 상장 예식서를 통해 연도 가락의 통합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김회장님은 우리나라 성음악의 선구자이신 고 이문근 신부님과 한 고향에서 자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고 성가대를 지휘하는 서양 음악에 대한 기초도 갖춘 분이다. 이문근 신부님의 유언 같은 말씀에 따라 십 수 년을 헤매다보니 산간벽지는 말할 것도 없고 제주, 백령, 강화 등지의 섬 지방까지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이라 한 번 길을 나서면 자신의 사업을 일주일씩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게 헤매 다니다 돌아와 서울에 머무는 동안에는 교회사 연구소나 절두산 성당 등지를 찾아 옛 문헌을 뒤졌습니다. 그렇게 현장답사와 문헌을 통한 확인 작업을 병행하다 보니 어슴프레 연도의 맥이 잡히기 시작하더군요.”
“진도와 정선 밀양의 아리랑이 모두 다르듯이 연도 역시 지방마다 특색이 있지요. 그러나 연도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전국 어느 지역을 가든 정통 연도의 맥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상장 예식서에 실린 연도는 이런 정통 가락을 뽑아내 다듬은 것이지요.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게 될 표준 가락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연도가 민속 음악이 아니라 종교음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종교적인 전통을 살펴야 했지요.”
그러나 모든 변화에는 혼란과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토착화된 첫 공식 전례서라 할 수 있는 상장 예식서 역시 진정한 의미의 토착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리 본당에서는 선종봉사회의 노력으로 새로운 상장 예식서에 의한 연도는 드려졌으나 지금까지 1976년도에 간행된 장례예식서를 중심으로 전례가 거행되어 왔다.
이백 년 전,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함께하는 연도를 통해 모진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일치를 이루었다. 이제 이백 년의 세월을 면면히 이어져온 연도의 전통은 한국 교회의 첫 공식 전례서인 상장 예식서를 통해 교회 모든 지체의 일치를 향하고 있다. 상장 예식서에 의한 전례를 통하여 단순히 외적인 일치에 그치지 않고 죽은 이를 통해 복음적 삶을 되새기던 “연도” 본연의 의미와 어려움을 함께 나누던 초대교회 공동체의 심성까지 계승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사목, 경향잡지, 생활성서 참조)
“각 가정에 상장 예식서를 꼭 구비합시다.”
앞으로 우리 본당 선종 봉사회에서 하기를 원하는 일은?
1. 연도 연습 및 연도 대회
2. 가정에서의 제례(교육)
3. 임종 준비와 기도
4. 환자 방문 및 기도
5. 상장례 전반에 대하여(교육)
6.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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