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5일 추석 합동 위령미사 봉헌 | 본당 설립 기념 41주년 야외 미사(10.12) :가을 거리를 거닐며 박정은 수녀님 기고 글 <본당 협력 사목 수녀>
(기사,사진제공: 차아름 루시아 홍보부장)
2025년 10월 5일 추석 합동 위령미사 봉헌
추석 명절(2025년)을 맞아 본당에서는 10월 5일 추석 합동 위령미사를 봉헌 하며 조상들의 영혼을 위해 정성된 기도를 바쳤습니다.
교우들은 미사에 앞서 세상을 떠난 조상,친지,가족들을 위해 연도를 하며, 하느님께 생명의 은총을 감사드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 친지, 가족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모았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조상들의 희생과 사랑이 신앙의뿌리가 되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며 “조상을 위한 기도는 단지 추모를 넘어, 하나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함께 나누는 행위”라고 강조 하셨습니다.
이번 추석 미사는 가족과 친지, 그리고 본당 공동체가 한 마음으로 모여 조상에 대한 효성과 신앙에 전통을 되새기는 은총의 시간이 되었으며,미사 후에는 푸짐한 한가위 점심과 다과를 나누었습니다.
또한, 점심 식사 후 함께 모여 전 신자 민속놀이를 즐기며 따뜻한명절의 정을 나누는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당 설립 기념 41주년 야외 미사(2025.10.12)
2025년10월 12일, 본당 설립 기념을 맞아 본당 공동체는 Robert Regional Recreation Area 에서 뜻깊은 야외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거행된 이번 미사는 하느님께서 본당 공동체에 베풀어주신 은총에 감사 드리고, 앞으로의 사명과 일치를 다짐하는 시간으로 마련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본당이 세워진 것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를 선택 하시고 보내신 선교의 시작”이라고 말씀하시며 ”야외에서 드리는 이 미사가 우리 모두의 신앙을 새롭게 하고,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미사후에는 각 반별 점심나눔과 게임이 이어지며 세대가 어우러진 화합의 장이 되었습니다.
교우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본당의 미래를 위해 기도했고, 하느님께서 인도하시는 공동체의 걸음을 신뢰하며 감사의 마음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장소: 요아킨 밀러 파트, 오클랜드 켈리포미나 미국 | 2025 야외미사10월 12일 미사,구역별 점심 식사

가을 거리를 거닐며
박정은 수녀님 기고 글 <본당 협력 사목 수녀>
가을은 하루하루 깊이와 아름다움을 더해 가며, 너의 영혼은 안녕한가 안부를 물어온다. 점점 짧아져 가는 하루 해가 질 무렵이면, 나는 알라메다의 골목길을 쏘다니다,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곤 한다. 길게 드리운 가을 햇살은 투명하고, 따스하나, 동시에 창백하다. 그리고 금새 사라진다.
오클랜드 한인성당 야외 미사를 함께 하며
오늘은 내가 다니는 오클랜드 한인 성당이 창립 41주년을 맞아 야외 미사를 드렸다. 레드우드 나무가 빽빽한 숲속에서 드리는 이 미사에서, 이민 공동체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미국이란 곳에서 이민자로 살면서, 신자들이 느끼고 겪어야 했을, 여러 가지 아픔들이 내 맘을 스쳐 가는 것 같은데, 이제 더 이상 젊은 교회가 아닌 나이 들어 버린 이민 교회는 왠지 좀 더 서글프다.
너도 늙어 가고 나도 늙어 가는 이 성스러운 시간의 전례 안에서, 가을날의 숲이 내뿜는 나무 향기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너도 떠나고 나도 떠나는 생의 순례에서, 한자리에 모여 고백하는 신앙이라는 것이 너무도 애틋하다. 어떤 경위에서였든, 이민자라는 삶이 부여한 정체성을 부여안고 살아가는 이 삶 속에서, 함께 모여 먹고 마시는 이 순간이 성찬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 구역은 저마다 솜씨를 자랑했는데, 소풍 날 아침이면 엄마가 싸 주시던 것 같은 김밥도 있었고, 즉석에서 구운 갈비도 있었다. 점점 식사는 풍요로워져 갔다. 실버구역, 라스모어 구역 형제자매들이 준비한 음식이 차가운 샌드위치라 마음에 걸려서, 여기저기 다른 구역의 오뎅이나 고기 같은 뜨끈한 음식들을 날라다 드렸다. 혹시 마음이 추워질까 봐. 하지만 그건 나의 기우였다. 곧 각 구역의 음식은 다른 구역의 식탁으로 옮겨지고, 배고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남은 음식들은 다섯 광주리를 확실히 넘겼다.
나병 환자에 관한 복음 말씀을 생각하며
오늘 미사 중에 들은 복음은 나병 환자의 이야기다. 나병 치유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한 사람은 감사를 드리러 왔는데, 나머지 아홉 명은 왜 오지 않았을까? 사실 치유를 확인한 그들은 바빴을 게다. 그동안 못 만난 식구들도 보고 싶었고, 교회 지도자에게 확인을 받고, 다시 공동체의 일원으로 돌아가는 여러 가지 절차를 밟았을 거다. 그렇게 빨리 잃어버렸던 일상을 회복하고 싶었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에게 화를 내신다.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떤 기적적인 회복을 체험할 때, 하늘스런 공동체를 만날 때, 그곳에 머무르고 싶다. 또 빨리 온전한 사람 노릇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본질은 내가 경험하는 이 새로움을 진심으로 느끼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의 차원을 바꾸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인정이나, 확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질이 변화되었음을 알아차리는 일,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근원에 감사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곰곰이, 감사의 시간을 진지하게 주님께 내어 드린 적이 있었나를 헤아려 본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딱 한 번 있었다. 미국에서 처음 공부를 하고, 마리아와 마르타에 대한 페이퍼를 쓰고 나서, 내 수고를, 아무도 없는 학교 성당, 성체 앞에 놓아 드렸었다.
동시에, 슬픔도 그분께 내어 드리는 일을 자주 하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오고 며칠 후, 젊은 수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사실 마음만 무너졌다. 늘 수줍게 미소 짓던 그 수사님의 고운 모습이 떠올라서.
나는 그를 위한 위령 기도를 하다 말고 꽃집으로 달려갔다. 그를 떠올리게 하는 하얀 데이지를 한 아름 사서는 성모님께 놓아 드렸다. 이제 하늘에서 반짝이며 계실 그 수사님을 잃는 슬픔을 봉헌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어쩌면, 이렇게 크고 작은 기쁨과 감사, 슬픔과 고통이 봉헌될 때, 삶은 축제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우리 삶에서 축제란?
축제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살면서 일상을 벗어나게 해 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신앙인인 내게 축제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 보니, 나와는 아무 관계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앙을 고백하며, 식탁을 나누는 일, 삶의 희노애락을 알뜰히 주님께 봉헌하는 일, 그리고 매 순간 내가 만나는 정겨운 순간들을 가을날 오후의 짧아지는 햇살처럼 감사하며 만나는 일, 그리고 텅 빈 들판 같은 맘으로 섭섭한 마음들을 비워 내고 해맑게 웃어 보는 일. 그런 순간들이 축제일 것 같다.
그런 축제를 살고 싶다. 그러면 하늘나라를 당겨서 살아 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맘으로 이 축제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보고 싶다.
우리 본당 공동체의 축제에서 받은 그 풍요로움을 잘 간직하기 위해 온 저녁을 걸어 다니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고요함 속에 흐르는 시간 앞에서, 마지막 햇빛을 끝까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잔잔한 어둠을 마주한다. “부드러운 어둠의 시간도 아름답네”라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그 아늑한 어둠 속에서 새로운 축제의 순간을 맞이한다.

출처: 2025-10-13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박정은 수녀님 기고 글 <본당 협력 사목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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